9강. 현대의 사회복지이념들
1) 사회민주주의
♠ 사회체제의 혁명적 변혁을 꾀하는 마르크스주의는 그 형성기인 19세기 중후반 이후 대단한
호소력을 가지고 사회운동을 주도하였으나 19세기 말에 이르러 영국을 위시한 선진국의 경
제가 순조롭게 발달하고 보통선거제도의 도입, 노동조합운동의 활성화, 사회복지정책의 확대
등으로 자본주의의 자체 생존능력이 크게 향상되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수정운동이
자기 진영 내부에서 일어나기 시작
♠ 사회민주주의는 사회주의의 지적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도덕적 휴머니즘과 개혁주의 등 다
양한 노선으로 전개
♠ 오늘날 사회민주주의 개념은 마르크스주의적 사회주의와 구별되는 온건한 개혁적 사회주의
를 의미
♠ 영국에서는 '끈질기게 시기가 도래할 것을 기다리고 때가 오면 과감히 돌진한다' 를 모토로
점진적인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페이비언협회가 큰 영향력을 발휘
- 페이비언 명칭은 지구전술로 한니발을 격파한 고대 로마 장군 파비우스(Fabius)에서 유래
- 1884년 런던에서 설립된 페이비언협회에는 당대의 저명한 학자들이 참여하였는데 시드니
웹(Sydney Webb), 베아트리스 웹(Beatrice Webb) 부처 등이 회원
- 페이비언주의자들에 의하면, 사회는 기술적 발달과 물질적 부의 증대에 의한 구성원의 행
복의 증진이라는 방향으로 진보해 가는데 그 과정에서 사회의 내부에 그 존속을 위협할만
한 파괴적인 요소가 나타나면 그것을 극복하는 조치가 취해진다고 봄
- 페이비어니즘은 이러한 의미에서 의회정치에 의한 개선의 축적에 의해 점진적인 개량을
통해 사회주의를 실현한다는 생각에 기초
- 페이비언주의는 1918년에는 영국노동당의 정책으로 채택되었고 제1차 세계대전 뒤의 제2
인터내셔널에 가맹한 사회주의 정당들의 지지를 받음
- 1931년 독립기관인 페이비언 조사국이 결성되었고, 1941년에는 페이비언 국제국 창설
- 폐이비언협회는 지지자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하원의 노동당 지도부는 물론 노동당 출신
의원의 상당수가 페이비언협회 출신이었던 만큼 영향력은 지대했음
2) 케인즈주의
♠ 자유주의적 이념에 의해 지탱해오던 자본주의는 1930년대에 이르러 위기상황에 봉착
♠ 미국의 대공황은 기존의 경제이론체계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현상으로, 전통적인 사회
경제 이론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케인즈(J. M. Keynes)는 새로운
경제학을 제창
♠ 케인즈는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수요라고 보았으며, 이는 일반적 의미의 일반수요와 실제적
으로 구매력을 가진 유효수요로 구분되는데 유효수요가 있어야 투자가 효과를 발한다고 봄
- 수요는 크게 투자수요와 소비수요 및 정부수요로 나누어짐
- 소비수요는 소득에 의해 결정되며 대부분 소비는 소득보다 작음
- 정부수요는 정치적인 차원에서 결정되므로 경제 외적인 변수
- 투자수요는 수익률과 이자율에 의해 결정되며, 이자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높으면 투자가
이루어지고 그 반대이면 투자가 발생하지 않음.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는 당연히
위축되고 경제생활에서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은 가능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기 때
문에 총수요와 총공급은 등가가 어려우며, 언제나 유효수요는 부족
♠ 고전학파는 투자와 저축은 항시 일치한다고 보았으나 케인즈는 일반적으로 불일치한다고 보
았았는데, 경제는 시대가 처한 상황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
- 케인즈 경제학의 출발은 실업이 25%가 넘었던 경제대공황의 상황에서 설득력을 갖음
- 케인즈는 총수요(특히 소비수요)가 총공급에 미달할 경우 불황이 시작된다고 생각하였으
며, 가계와 기업이 재화나 용역을 충분히 소비하지 않을 경우를 우려
- 사람들이 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사주지 않는다면 기업은 생산을 줄일 것이고 그것은 실업
을 만들며 GNP 수준을 떨어뜨리게 됨
♠ 자본주의 경제구조는 구조적으로 총수요가 총공급보다 적게 되므로 정부는 유효수요를 늘리
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며, 소비는 소득증가의 원인이 되고 경제회복의 핵심
- 소비가 없으면 투자수요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며, 이러한 케인즈의 경제
사상은 국가개입주의의 기반이 되었음
- 케인즈는 자본주의 경제가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실패에 대해 국가가 적절히
개입해야한다고 주장
- 자본주의는 현명하게 관리된다면 가장 능률적인 체제임에 틀림없지만 부나 소득은 거대
한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관리되어야만 한다는 논리
♠ 케인즈 이전의 사회민주주의적 평등주의자들은 소득분배의 평등화가 정치적·사회적으로 옳은
일이긴 하지만 그것이 저축의 감소와 경제발전의 둔화를 가져온다는 자유주의자 들의 주장
에 대응하는 논리를 결여하였음
- 케인즈에 의해 저축의 증대가 오히려 경제발전 정체와 실업을 야기한다는 점이 밝혀짐으
로써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에 상당한 힘을 얻게 되었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사회민주주의
자들이 케인즈이론을 복지국가의 이론적 무기로 적절히 활용할 수 있었음
3) 신자유주의
♠ 신자유주의는 국가의 개입을 배제하는 철저한 시장주의를 주장하는 하이에크 (F. Hayek)로
대표되는 오스트리아 학파와 프리드만(M. Friedman)으로 대표되는 시카고 학파(Chicago
school)의 이론적 입장
(1) 신자유주의의 특징
♠ 신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정부개입을 비판하고, 개인의 자유를 고양하는 효율적인 자원배분
기구로서의 시장을 존중하고 신뢰
- 정부개입은 초월적 권위와 힘으로 시장질서를 왜곡하고 노동의욕을 고갈시키며 결과적으
로 사회 전체를 혼란하게 하므로 시장질서의 유지를 위한 최소 수준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고 보고 자연적인 자원배분기구인 시장의 기능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보았음
♠ 그동안 국가는 모든 문제에 개입하였는데 이렇게 된 데에는 정치인과 관료제의 영향 때문
- 정치시장(political market)은 경제시장과 달리 자원제약변수와 정찰가격이 없기 때문에,
선거경쟁에서 유권자들은 정치인에 대한 무한정의 기대를 가지며, 정치인들은 선거의 승
리를 위하여 지출을 확대하게 됨
- 관료제는 본래적으로 확대지향의 속성을 가진 이익집단이며, 이는 결국 정부실패
(government failure)를 야기함
- 관료제를 통한 정부주도의 공급은 독점으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며 비대해진 관료제는
비효율성을 노출하게 됨
- 무능해진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유발하게 되므로, 이에대한 종합적인 해결책은
시장을 신뢰하고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임
♠ 필연적으로 큰 정부(big government)는 정부의 과잉부담을 초래하므로 신자유주의는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를 지향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치안유지와 국방은 계속 유
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복지지출의 삭감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
(2) 신자유주의와 사회복지
♠ 신자유주의는 기본적으로 복지국가에 비판적임
- 복지국가는 인간의 자유를 위협하며 가족 유대감 등과 같은 전통적 가치들을 약화시키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의존을 강화시킴으로써 자본주의 정신과 인간의 본성마저도 왜곡
- 복지국가는 개인과 가족의 복지증진 노력을 저해하고 인간의 위기대응능력을 감소키며 책
임과 의무보다 권리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음
- 복지국가는 많은 사회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 즉 복지국가에서도 빈부격차
는 심화되어 왔으며 빈곤문제는 여전히 존재함. 또한 각종 이익집단의 세력을 강화시킴으
로써 복지서비스의 수혜의 형평성을 저해하여 왔으며 결과적으로 정부의 정당성과 영향력
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임
♠ 복지국가 위기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수정재편도 결국은 복지국가에 대한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있음
- 복지지출을 삭감하고 복지서비스 제공에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시
- 우선 복지서비스의 민영화를 확대하고 가족과 지역사회, 종교단체 등의 사적 기구가 더
많은 책임을 갖도록 유도
- 또한 복지서비스의 제공에서 선별주의를 강화하고자 함. 사회복지대상자를 진정한 니드
(needs)를 가진 자로 한정하며 자조와 가족책임의 원칙에 입각하여 자조할 수 없는 자와
가족이 책임질 수 없는 자만이 사회복지의 수급자라는 인식을 강화시키고자 하였음
- 즉, 수급자격을 엄격하게 하고 급여범위를 축소하며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단
행하고자 한 것임
-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복지재편의 사례로 영국의 대처정부(대처리즘
(Thatcherism))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레이거노믹스(Reaganomics))가 대표적임
4) 제3의 길(사회투자국가)
♠ 복지국가들이 위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21세기에 들어 수정된 사회민주주의가 나타나게 되었
고, 토니 블레어(T. Blair)영국 수상과 기든스(A. Giddens)가 제시한 정책노선에서 이를 채
택하면서 제3의 길(The Third Way)이라는 용어가 회자되기 시작
- 자신들이 추구하는 노선을 미국의 시장자본주의나 소련의 공산주의 계획 경제와 구분되는
것이라고 해서 ‘제3의 길'로 지칭하였음
- 결국 '제3의 길'의 이념적 정향은 좌·우파 극단 사이의 공간을 찾으려고 시도하고 이 양자
사이에서 자신의 노선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표 2-2) 좌파와 우파 그리고 제3의 길
좌파(사회민주주의) | 우파(자유주의) | 제3의 길 |
사회경제적 영역에 대한 국가의 점증되는 개입 |
최소 정부 | 근본주의적centre) 중도 (The radical |
시민사회에 대한 국가의 지배 | 자율적인 시민사회 | 새로운 민주적 국가 |
집합주의 | 시장 근본주의 | 적극적인 시민사회 |
조합주의와 연결된 케인지언수요관리 |
강력한 경제적 개인주의와 도덕적 권위주의 |
민주적 가족 |
시장의 제한된 역할 | 투명한 노동시장 | 신혼합경제 |
강한 평등주의 | 불평등의 수용 | 포섭으로서의 평등 |
요람에서 무덤까지 보호하는 포괄적 복지국가 |
안전망으로서의 복지국가 | 실용적인 사회투자 (positive) 국가복지, |
국제주의 | 전통적 민족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현실주의적 이론 |
코스모폴리탄 국가, 코스모폴리탄 민족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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