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다문화 상담사례 분석과 응용

1) I단계 :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의 단계적 약화
(1) 부부간에 형성된 부정적 고리를 알게 됨
◆ 상담을 통하여 부부들은 본인들이 형성하고 있는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고리가 결국 부부불화를 지속시키는 것임을 이해하게 되었다(곽정임, 2015).
남편: 딸같이 어린애가 고분고분하지도 않고 말도 함부로 하니깐 내가 화를 내죠. 지가 화나
면 문 꽝 닫고 들어가 버리고…. 도대체 말을 듣지 않아요…
상담자: (남편에게) 아내가 고분고분 내 말을 듣지 않아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
시네요. 그래서 화를 내게 되네요. (아내에게) 남편이 화를 내면 아내도 화가 나서 방
으로 들어가시고요. 남편과 싸우지 않기 위해서인 거지요. (인정, 부정적 고리의 추적)
아내: 아저씨(남편)가 나를 좋아 안 해요. 돈도 안주고… 말도 잘 안하고… 맨날 화나 있
고… 술 먹고 들어오면 청소가 안 되어 있다, 애를 잘 못 키운다…. 행주가 더럽다…
날 때려… 큰 소리 나요… 동네 사람이 신고해서 경찰이 와요… 내가 불안해서 못 살
아요…. 아저씨가 너무 무서워….
남편: 내가 무섭다고? 오히려 내 옷을 다 찢어놓고 (화 난 듯 가슴을 내보이며) 저 손톱으로
할퀴고… 저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요…. 아주 못된 짓만….
상담자: (아내에게) 남편이 작은 일로 화를 내고 비난을 하고 더구나 폭력을 가하는 일은 너
무 무서운 일이죠. (남편에게) 아내가 딸같이 어려서 어쩌면 잘 보살펴주고 싶은데 나
를 존중하지 않고 나와 맞서려 하니 용납이 안 되셨네요. 그래서 엄청 화가 나서 폭력
으로 이어졌네요. (아내에게) 두 분 모두 마음이 고통스러우시겠습니다. 그렇게 싸우고
난 후 두 분은 어떻게 행동하시나요?(인정, 감정의 반영,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의 추적)
아내: 갈 데가 없으니까 문 잠그고 방에 가든지… 아니면 외국 사람들이 피하는 곳(외국인
긴급 지원센터)에 가요.
상담자: 남편이 위험해서 집에 있지도 못하고 안전한 데를 찾아 센터로 가시네요. 그곳에서
모든 마음의 문을 닫고 남편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시네요. 집
을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은 여전히 두렵고 외롭겠어요.(위축자의 정서를 반영)
아내: 네. 슬퍼요. 살기 싫어요.
상담자: 네. 그렇죠. 그런 마음이 들지요. 남편분도 화를 내시지만 이 상황에서 결코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으실 거예요(환기적 반응).
남편: 그렇게 싸우고 나면 속상해서 술로 풀어요.
상담자: 술로 푸신다고요… 내 힘으로는 마음을 풀 수 없으니 술로라도 마음을 풀고 싶으신
거네요. 결국 화를 낸 남편분도 답답하시고 이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막막한 심정이
신 거지요(공격자의 일차정서에 개입).
남편: 그렇죠.
상담자: 이 상황에서 두 분 다 힘들고 두 분 다 고통스러우시네요. 남편분은 아내가 내 뜻대
로 되지 않으니 화를 내며 공격하게 되고 그러면 아내는 남편이 무서워서 방으로 들어
가 버리거나 보호센터로 피해 가시네요. 이게 두 분이 관계하는 방식이네요. 한 사람은
공격하고 다른 사람은 위축되어 피하고. 두 분이 이 악순환의 고리 속에 갇혀 계시네
요(부정적 고리에 대한 설명).
2) 제 II기: 상호작용 태도의 변화
(1) 고리이면의 부정적 정서의 순화
◆ 상담자는 다문화 가정 아내들의 고립감, 외로움, 우울감에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하였으며,
남편의 인정을 통해 자신이 남편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하였다(곽정임, 2015).
남편: 같이 있으면 벌어질 일이 똑같거든요. 그리고 저도 백번, 천 번, 참다가 폭발하는 거
죠. 그리고 문제는 싸우고 나면 아내가 (우즈베키스탄) 친정엄마한테 전화해서 울고불
고 난리를 쳐요. 국제 전화비가 감당이 안 돼요. 그래 제가 설명을 했어요. 고치지를
않아요…. 어쩌겠어요…. 제가(이전) 결혼에 실패하고 그 먼 나라까지 가서 아내를 데
려왔을 때는 저도 행복하게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아내: 그런데 나를 여기 그지(거지) 같은데 데려다 놓고 어떻게 살란 말이야. 매일 돈도 안
주고, 먹을 것도 없고, 애기는 못 먹어서 배고프다고 하고, 내가 밖에도 못 나가는데…
어떻게 하라고…(눈물)
상담자: 행복하게 살려고 두 분 다 먼 거리를 가서 데려오시고 또 아내분은 먼 거리를 따라
오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두 분의 마음의 거리가 두 나라의 거리보다 더 머네요. 그래
서 둘 다 마음이 아프세요(강조).
남편: 요즘 들어서 혼자 살 때 보다 더 외롭고… 더 힘들다는 생각도 들고…
상담자: 아내한테 이렇게 말씀해주실까요? ‘당신하고 사이가 안 좋으니까 내가 너무 외롭고
힘이 들어. 당신하고 잘 지내고 싶어’라고요(일차 정서의 재연).
남편: 그려… 난 당신하고 잘 지내고 싶어… 내가 힘드네…. 외롭기도 하고…. 당신이 좀 나
한테 맞춰줘…. (…중략…)
아내: 나는 남편을 못 믿었어요…. 그리고 혼자 애기랑 집에 있으면 무서웠어요…. 한국에
아는 사람도 없고 굶어서 죽을 것 같았어요. 한국 여자들 부모님 집 있지만 나는 없어.
나는 갈 데가 없어.
상담자: 그런 나를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그림일까요? (강조)
아내: (한참 생각한 후에) 혼자 캄캄한 데서 밖에 추운 데서 쪼그리고 울고 있는 모습…
상담자: 혼자 추운 데서 쪼그리고 울고 있는 모습… 제 마음이 아프네요. 이 이미지를 보면
서 남편분은 어떤 마음이세요? (강조, 환기)
남편: 그래,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나라도 무섭고 두려웠겠지…. 내가 만약 우즈베키스탄에
혼자 있으면 그 낯선 곳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이 들어…. 잘못했어…. 앞으로 그런
일 없을 거야. 미안하네.
상담자: 상대방 입장이 되어보니 아내가 정말 무서웠겠다…. 나를 필요로 했겠다, 그런 생각
이 드시네요(공감적 추측).
남편: 네… 당신한테 내가 못 되게 한 것 같아.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신이 정말 무서웠을 것
같아.
아내: 나를 무시하지 말아줘요. 나 당신 밖에 아는 사람 없고 당신이 나를 잘해 줘야죠.
남편: 알았어…. 정말이야. 약속할게.
3) III기: 강화와 통합
(1) 정서적 교류를 통한 새로운 상호작용
◆ 부부들은 갈등 상황에서 내면에 있는 친밀감에 대한 애착 욕구를 표현할 수가 없었다. 상담
을 통해 각자 서로를 향한 노력을 기울이게 되고 이는 곧 깊은 정서적 교류로 나타나게 되
었다(곽정임, 2015).
상담자: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소외되는 느낌이셨겠어요. 나한테도 관심을 가지고 가르쳐 주
면 나도 일본어를 할 텐테… 그런 마음이 드셨겠네요(반영).
남편: 저는 항상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갈 것 만 같았어요. 일본 아내 집은 잘
살아요. 아버지도 고급 공무원이고, 오빠들도 의사라서 넉넉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내가
(나를) 거부하면 곧 나를 떠날 것 같았어요. 다행히 교회(통일교)에서는 이혼을 허락하
지 않아서 이혼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늘 그런 마음 때문에 우울하고 내가
너무 능력이 없다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상담자: 그런 마음을 아내한테 표현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부부의 정서 교류를 돕기 위한 접근)
남편: 한 번도 못했어요.
아내: 저도 상담하면서 구체적으로 제 마음속에 있는 거 가시가 있는 거 알게 됐어요. 그래
서 좀 미안하기는 했었는데 저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말하니까
변하면서…. (중략) 제가 힘들지 않을 때는 괜찮고, 제가 많이 변했다고 느껴졌어요.
상담자: 두 분이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서로에게 마음 문을 여셨네요. 지금까지 하지 못
했던 속마음을 이렇게 표현하시니까 어떠세요? (환기적 반응)
아내: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디서라도 살 수 있겠다 싶고, 어떻게든 길이 있으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남편)도 처음에 제가 만났을 때 느꼈던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부
터 그 죽을 때까지는…. 아직은 부족하다고 하지만 잘해보자는 거죠. 아빠(남편)는 전에는 그런 말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2) 부부관계의 회복
◆ 부부들은 애착과 친밀감으로 연결되어, 가장 편안한 안전 기지이자 안식처를 회복하게 되었다.
- 남편: 제가 배신감이 컸었나 봐요. 제가 민감했나 봐요. 서로가 서로한테 중요한 사람인
거 알아요. 우리 둘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 저는 아내가 그 사람들
을 더 의지하고 함께하고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눈물을
보이며) 저만 한국인이고 다 외국인 친구들이라 제가 그사이에 같이 끼는 게 너무
쉽지 않았어요. 당신한테 사랑받는 느낌도 아니었어…. 그러니까 항상 당신이 모
든 일에서 나에게 먼저 말하고 나와 함께 하면 좋겠어.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그게 내가 당신한테 사랑받는 걸 느끼고 우리들 연결이라고 생각해… 사랑해…
- 아내: (눈물을 닦으며). 나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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