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포구는 금강 본류와 논산천, 강경천의 세 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어 내륙 논산평야 와 호남평야의 농산물과 서해바다의 해산물이 모이는 집산지로 유명했으며 강경 시장은 이미 조선 후기부터 대구 및 평양과 더불어 조선의 3대 시장으로 각광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강경은 종교 문화의 교류가 일찍 있어 왔고 근대 문화와 기독교를 먼저 받아들이는 관문이기도 했기에 강경에서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성지 코스를 돌아 보는 것은 우리나라 근대 역사의 한 단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의미 있는 문화 답사 코스로 여겨집니다.

옥녀봉에 세워진 성지순례코스 안내

시내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어 작은 도시지만 매우 많은 종탑을 보게 됩니다.
먼저 찾은 곳은 강경읍에서 제일 크게 우뚝 솟은 종탑이 보이는 강경제일감리교회입니다.
두 개의 종탑이 쌍으로 올라가 개신교의 교회 모습으로는 특이하게 보이고 시내 중심부에 세워져 마치 랜드마크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강경제일교회는 1901년 덕유정(지금의 강경 국궁 활터)에서 처음 예배를 시작하였고 1908년 윌리엄 선교사에 의해 지역 최초의 사립학교인 만동학교를 세워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근대교육 을 실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140여 년의 한국 기독교 역사 속에서 꽤 일찍이 세워진 교회로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있는 교회입니다.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근대역사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개화기의 기독교 전래 과정 그리고 선교사들을 통한 교육 활동 및 일제 강점기의 항일 운동 등 우리나라 근대역사에 관한 자료를 잘 전시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학생들과 청년들에게도 좋은 역사 교육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강경제일감리교회에서 나와 작은 길로 이어지는 시내 거리는 모두가 젓갈상회들로 보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젓갈상회들뿐입니다.
역시 젓갈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경의 경제를 지탱해 주는 가장 큰 버팀목이 젓갈시장이라고 합니다.
멀리 강경 성지 성당의 종탑을 바라보고 걸으면 성지 성당까지 채 10분도 안 걸립니다.

강경성지성당은 1945년 논산시 부창동 본당에서 분리되어 설립되었다고 하는데 프랑스 신부인 보드랭 신부(1897-1976)의 설계와 감독으로 지어졌는데 당시의 일반적인 건축구조 형식을 벗어난 아치형식의 구조 프레임을 사용하여 건축적으로 종교적으로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 등록 문화재 65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이국적으로 보이는 붉은 지붕이 아름답네요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중국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당시의 조선 교구장인 프랑스의 페레올 신부와 함께 한국에 첫 발을 내디딘 곳이 강경 포구로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김대건 신부의 첫 사목 성지가 있습니다.


성당의 정원과 건물들은 아름답고 깨끗하게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그냥 이곳에 앉아서 묵상의 시간만 가져도 마음이 평온하고 순화될 것 같네요



오후 시간인데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어 아주 한가롭습니다. 아직 추워지는 시기는 아니지만 늦가을의 냉기를 머금은 스산한 바람을 맞으며 빛이 바랜 갈색의 정원을 바라봅니다.
그동안 그렇게도 푸르름을 자랑하던 잔디밭이 여기 있었나 싶게 누렇게 변해 세월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마침 관리하시는 분이 있어 내부를 볼 수 있느냐 고 물었더니 당연히 볼 수 있다는 어투로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하며 흔쾌히 안내해 주어 신발을 벗고 성당 내부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개신교의 교회에서 느끼지 못한 정중하고 엄숙함이 느껴집니다.


김대건 신부의 첫 사목지로 기념하는 곳입니다. 1845년 귀국해서 구순오 성도의 집에 몇 달간 머물며 사목을 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집은 지금 없지만 그 집터를 찾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근대역사문화의 시작점에 상업적으로 교류가 활발했던 강경에는 처음 시작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강경성결교회의 주일학교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신사참배거부 운동이 일어나 일제에 항거하는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이후 전국적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신사참배거부 운동이 확산되었습니다.


강경의 교회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일찍이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선진화된 교육을 시행하고 일제의 탄압에도 항거하며 나라사랑을 가르쳐온 기독교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항거했던 당시의 모습을 돌에 새겨 기념하고 있습니다. 입 모양을 자세히 보면 거부라고 외치는 입모양을 나타내고 있다고 해서 자세히 보니 정말 그 외침이 느껴집니다.

성결교회에서 옥녀봉을 바라보며 큰 길로 나오면 옥녀봉 안내 표지가 예스러운 모습으로 크게 보입니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옥녀봉 쪽으로 조금 오르다 보면 고풍스러운 한옥으로 지어진 교회를 보게 됩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옥으로 지어진 예배당이라고 합니다. 1918년 10월에 창립된 구 강경 성결교회 예배당입니다.
북옥 감리교회라고도 하는데 역사적으로 성결 교회로 시작되어 감리교회에서 인수했다가 다시 성결교회에서 인수해 기념예배당으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처음 교회 건축이 시작된 사연은 영국의 선교사인 토마스 선교사와 일제의 탄압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이 외교 문제로까지 번져 토마스 선교사에게 보상 차원으로 지급한 보상금으로 교회를 건축하게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재를 사용하는 전통적 기법에서 근대화에 이르는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 로서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근대문화골목을 따라 조금 오르면 작은 봉우리이지만 강경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옥녀봉에 다다르게 됩니다.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도 바라볼 수 있고 성지 순례 코스의 중요한 성지인 학국 침례교회 최초의 예배지와 'ㄱ'자교회의 유적을 보게 됩니다.

옥녀봉의 공원 한 편에 침례교회의 'ㄱ'자 교회가 있었는데 만세 운동에 앞장 섰다는 이유로 일제가 교회를 불태워 없애버린 흔적과 기록만 남아 그 현장을 사진으로 담아 보존하고 있습니다.


옥녀봉 공원에서 산모퉁이를 돌면 한국 침례교의 최초 예배지가 보존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인천으로 배를 타고 오가며 포목장사를 하던 지병석의 집에 1896년 파울링 선교사와 성도 5명이 모여 첫 예배를 드린 것으로 한국 침례교회 의 예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침례교회 역사의 시작인 셈이지요.


전통적인 한국 초가의 모습으로 19세기 후반 한국의 일반 가정집의 형태로 남아 있는데 지금은 원형을 유지하며 보수 관리하고 있습니다.
금강을 바라보며 옥녀봉 언덕 위에 세워진 초가집이 예배터로 남아 있어 성지순례 코스로 순례자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남겨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옥녀봉 공원이 넓게 관리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경 시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아도 유난히 교회의 종탑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강경의 교회들은 강경의 문화를 받치는 한 축을 든든하게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경은 젓갈시장, 근대역사 문화유산 그리고 많은 교회들이 강경의 3대 기둥이라고 합니다.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은 성도들이 강경에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금강 물줄기가 시원하게 뻗어 나갑니다.
강경에는 기독교 성지 순례뿐만 아니라 근대역사 문화 유적도 많이 남아 있고 최근에는 새롭게 거리를 단장해서 레트로 건물에 새롭게 들어선 뉴트로 카페들로 젊은이들에게도 볼거리 먹거리를 제공해서 인기를 얻어 가고 있습니다.
강경의 젓갈축제와 근대역사 문화유산 그리고 기독교 성지 순례 코스 답사까지 강경에서 1박 2일의 즐거움을 누려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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