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고 군산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천고마비’
가을 하면 생각나는 사자성어입니다.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그만큼 가을 날씨가 매우 좋은 계절임을 나타냅니다. 그래서인지 푸르른 하늘 아래 산책하거나 걷는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구불4길(구슬뫼길)
군산시는 걷기 좋은 길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10개 길(군산시 문화관광 기준)들로 이뤄진 구불길이 있는데, 각 길마다 이야기가 깃들어져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산책로입니다. 그중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길은 구불 4길, 구슬뫼길입니다.
전라북도 천리길 44개 길 중 17번째 길이기도 한 구불 4길(구슬뫼길)은 남내마을을 시작으로 군산호수, 청암산, 이영춘가옥을 거쳐 군산역까지 잇는 산책로입니다. 총 18.5km로 약 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구슬뫼길 전체를 걷는 것도 좋지만 구슬뫼길의 정점을 맛보고 싶다면 군산호수 둘레길을 추천합니다.

군산호수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구슬뫼길
먼저, 청암산과 군산호수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청암산과 군산호수는 습지 규모가 크고 식물 다양성이 우수한 지역입니다. 산림군락 3개, 습지군락 15개 총 18개의 다양한 식물군락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보기 힘든 마름군락, 버드나무군락, 가시연꽃군락 등 다양한 군락들을 산책하며 만날 수 있지요.

여러 식생대들이 서식하는 군산호수
이 호수에는 여러 식생대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산림군락과의 경계에서 호안까지 습생식물군락들이 조성되어 있고 중간에는 버드나무들이, 수면에는 마름군락과 이삭물수세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6년 모습 (출처 군산시)

2022년 9월 현재 모습
이처럼 이곳에는 생태의 보고(寶庫)인 습지가 더러 존재합니다. 이곳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이유는 오랜 기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옥구 저수지 또는 군산 저수지로 불리는 군산호수는 1963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2008년 해제될 때까지 45년간 사람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았습니다.

대나무 사이로 조성된 구슬뫼길
다음으로 대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전남 담양까지 가지 않아도 이곳에서 실컷 대나무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라고 시민들이 말한 것처럼 대나무가 즐비한 산책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죽향로 주위로 온통 대나무로 가득 차 있다

하늘마저 대나무가 가려져 있어 이곳은 햇빛이 잘 드리워지지 않는다
이곳 산책로를 ‘죽향로’라고 불리듯 온 사방이 대나무로 가득합니다. 대나무에서 뿜어나오는 자연의 냄새와 대나무 숲 사이로 지저귀는 자연의 소리 등 신비한 광경들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늘까지 대나무로 가로막다 보니 햇빛이 잘 비춰지지 않아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구슬뫼길을 산책하는 시민들
죽향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데크길 사이로 호수와 대나무들이 나타낸 광경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수 년 전,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데크길과 포토존 등이 조성되면서 대나무 숲은 시민들과 여행객들 사이로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족과 사진 촬영한 시민은 “SNS로 보던 곳을 직접 와보니 여기가 군산이 맞나 싶었다.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들 중 군산은 없었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이곳 사진을 보고 오고 싶었고 가족 여행 겸해서 오니 너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청암산 생태학습원
마지막으로 산책로와 함께 여러 힐링 공간들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에서는 청암산과 군산호수의 상수원 보호구역이 해제된 이후 ‘청암산 생태관광기 조성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이때 어린이 숲 체험시설 ‘꼬마숲 놀이마당’, 대나무 숲 생태학습장, 습지와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청암산 생태학습원 등 다양한 공간들을 만들어 꾸몄습니다.

숲 속 놀이터인 '꼬마숲 놀이마당'
꼬마숲 놀이마당 혹은 청암산 생태학습원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를 선사할 수 있습니다. 잠자리, 개구리 같은 생물들과 가시연꽃, 창포 등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 자연 친화적인 공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습공간으로도 볼 수 있죠.

구슬뫼길이 아닌 군산호수 수변길로 산책해도 좋다
이처럼 구슬뫼길은 청암산과 군산호수의 다양한 볼거리들이 존재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비교적 오르막 내리막이 많지 않아 산책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또한 구슬뫼길이 아닌 군산호수 둘레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수변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서 본인에게 맞는 코스로 산책하면 좋을 듯합니다.

노을 질 무렵 군산호수

이곳은 금방 어두워지기 때문에 햇빛이 밝은 시간에 거니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이 길을 이용하기 앞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인 곳인 만큼 해가 저물수록 어둠이 일찍 드리워지므로 넉넉한 시간 안에서 해가 떠 있을 때 산책하는 걸 추천합니다. (햇빛이 없으면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습니다.)
그리고 몇몇 곳들은 인터넷이 터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수 근처 마을과 거리가 먼 지역 또는 나무들이 우거진 장소일수록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기 어려운 곳들이 존재합니다. 그만큼 인간의 떼를 받지 않았던 곳임을 인지하고 이때는 구슬뫼길의 매력을 온몸으로 체험하길 바랍니다.

군산호수
구불길을 통해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생태계가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곳입니다. 특히, 구슬뫼길은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고 도시의 새로운 면면들을 볼 수 있는 길입니다. 걷기 좋은 계절, 인적이 드문 곳에서 자연 내음을 맡으며 힐링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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